[D700 + 50.8G] 피어나

2015. 3. 23. 02:31월캐남의 일상


꽃  - 김춘수

 

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까지

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

 

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

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

 

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

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

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

그에게도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

 

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

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

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